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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마케터7

시골살이 20일차 - 내가 슬퍼지는 이유! 내가 슬퍼지는 이유는 내게 있지 않다. 타 요소가 나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이것도 또한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판단이 되어지는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의 삶이, 지금이 슬프다고 나의 삶도 우울해지는 이유는 뭘까? 그렇겠지요. 그대들의 삶에 나를 얹어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선택이었다. 지금도 그 선택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리 하기에는 불편한 현실이 아닌가? 그대들이 불편한 것인가? 같이 있으면 밝거나 행복해 하는 순간이 없다. 그냥 우울한 시간의 연속, 말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산시체나 다름이 없는 생명체인 것인가! 20일이 지나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속엣것들이 불거져 올라온다. 당신들의 마음은 나보다 더하겠지만... 나의 그것은 산시체라는.. 2022. 5. 20.
시골살이 18일차 - 봄은 꽃들의 잔치다. 어딜 가나 만발하고 솟아나는 푸르름이 넘치고 넘는다. 따사로운 햇살이 나른함과 생기를 주기도 하지만, 더 이상 할 일을 찾아내지 못하면 원망스럽다. 밥 때가 되면 밥값을 하지 못했음에 수척해진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기다려지는 사람도 없다. 가을이면 어떤 것을 산에서 얻을 수 있을까? 지금 심은 들깨의 새싹은 올라와 줄건지? 땅꽁은 열매를 얼마나 맺어줄지? 자연과의 대화가 친숙하고 익숙해진다. 하나하나에 눈맞춤도 한다. 자연과 나의 소산물에 관심과 기대가 많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할 일이 있음에 굽어지지 않는 손을 주물러가며 일을 나선다. 인생이 그렇듯 내 소유의 것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을 사용하지도 못하면서 모아둔다. 40년이 지나도 쓰지.. 2022. 5. 18.
시골살이 17일차 - "외롭다네. 내 말 좀 들어주소!" 외롭다! 허전하다. 낙이 없다. 죽을 그날만 기다린다. 누가 하는 말인지 아시려나요? 8순이 넘은 노부가 이야기한다. 하고 싶은 것도 다 못하고 산 세월. 가슴이 저리고, 뼈와 살이 녹아내린다. 재주가 많아 허전한 삶일까? 하고픈 것이 많아 쓸쓸한 건가? 노후된 연장과 소품들이 지금과는 다른 과거의 그것들. 돈을 모으기보다는 쓰기에 여념 없던 세월. 어딘가 모르게 돈으로 모아둘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한숨. 오늘은 많은 이야기와 시간을 보냈다. 내 말 좀 들어봐! 내 라떼를 들어줘! 아니 그냥 이렇게 옆에만 있어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나는 사고 있다. 무엇인가, 내 물건을 잃어버리면 좋지 않은 기분이듯. 사라지면, 부존재의 상황이 쉬이 다가서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까지 손 .. 2022. 5. 17.
시골살이 15일차 - 날씨가 고르지 않고 아침 저녁은 차다. 수확량이 적다. 일요일, 쉬는 날도 없다. 점심 전에 고사리 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물공급을 해준다. 정비의 시간들. 신발도 떼우고, 가슴장화도 구멍난 곳을 수선했다. 제초약도 집 주변에 쳐주고, 오후엔 마당에 오래 전부터 있던 폐변기세트를 버렸다. 연장 창고 안은 정말 보물창고다. 없는 것이 없다. 본드, 차펑크 난데 떼우는 세트. 대단하시단 생각을 해본다. 2부 일도 했다. 다슬기 잡으러 가는 길에 떠오른 보름달이 유난히 밝다. 아카시아 꽃향기는 시냇가 수면 위에서 더 짙게 내코를 자극했다. 202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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