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easternking14 시골살이 16일차 - 단조로움의 정의! 새벽에 일당을 못했다. 노지 표고버섯이나 따려고 들른 곳에서 표고 두 송이를 땄다. 탐스럽다. 처음에 나는 표고는 백화고인데, 첫물이 아닌 것들은 색이 별로다. 그래도 맛은 같다. 향기도 좋다. 리듬이 깨진다. 오전 세 시간 가까이 할일이 사라졌다. 시골일이 그렇듯 앞엣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뒤가 꼬인다. 시간이 비어서 고사리 포장을 한다. 바싹 마른 것이 포장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습기가 많아지면 보관이 문제 될 수도 있다. 시골살이의 단조로움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보는 것이 늘 같고. 사람이 늘 같아서 이다. 서울은 아닌가? 마찬가지인데! 졸립다. 더 이상 글을 못쓰겠다. 자야겠다. easternking 2022. 5. 17. 시골살이 15일차 - 날씨가 고르지 않고 아침 저녁은 차다. 수확량이 적다. 일요일, 쉬는 날도 없다. 점심 전에 고사리 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물공급을 해준다. 정비의 시간들. 신발도 떼우고, 가슴장화도 구멍난 곳을 수선했다. 제초약도 집 주변에 쳐주고, 오후엔 마당에 오래 전부터 있던 폐변기세트를 버렸다. 연장 창고 안은 정말 보물창고다. 없는 것이 없다. 본드, 차펑크 난데 떼우는 세트. 대단하시단 생각을 해본다. 2부 일도 했다. 다슬기 잡으러 가는 길에 떠오른 보름달이 유난히 밝다. 아카시아 꽃향기는 시냇가 수면 위에서 더 짙게 내코를 자극했다. 2022. 5. 15. 시골살이 13일차 - 비오는 13일에 금요일 어김없이 새벽 운동삼아 고사리를 수확한다. 매일 느낌이 다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활기찬 날이 있는가 하면 오늘은 조용한 내면의 대화를 한다. 무슨 대화인지는 모르지만 혼자서 극복하고 이겨내는 삶이 시골살이 귀농귀촌의 가장 큰 난제이기도 하다. 취미가 없거나 나름의 즐길 것이 없다면 지루한 생활이다. 일로써, 그 벌여놓은 일이 몸을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고, 생활의 반복이 되어 가는 듯하다. 서울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니 깨닫지 못한 것들이 아카시아 향기와 같이 코끝에 다가온다. 할머니는 양지에 앉아 처마 밑에 집을 지은 참새를 보시며 "저작은 새도 높이 날아 세상을 내려보고, 멀리 날아가기도 하는데~~~" 지금의 처지가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육신에 대한 원망 섞인 하소연 같다. 할머니, 할아.. 2022. 5. 13. 시골살이 12일차 어김없는 0530 기상. 작업복을 입고 남에게 넘어간 땅의 고사리를 꺾는다. 익숙하다. 삶고, 널고, 말리고. 며칠전 도착한 오래된 골동품 오토바이의 바퀴에 튜브를 넣어본다. 경험이 없으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지만, 노련한 옹의 조언이 거칠 것이 없다. 점심 약속이 있으신 어르신 두분은 외출을 하시고, 혼자 간만에 라면으로 편안한 식사를 한다. 오전에 두통의 주문 전화가 즐겁다. 연세가 80세라고 믿겨지지 않을 목소리의 갸냘픈 여사님이 전화로 햇고사리를 주문하신다. 기존에 산 고사리가 너무 뻣뻣해서 실망이었다고 하시며, 검색은 나름 하는데 송금이나 다른 것은 모르신다며 오후에 동생을 통해 입금을 한다고 하신다. 두번째 여사님. 남편의 병환에 뭐가 좋을까 하시다가 제 글의 한켠을 보시고 어려운 주문을.. 2022. 5. 12. 이전 1 2 3 4 다음 728x90 반응형